마침 쉬는날이라(쉬는날이 아니더라도 휴가를 냈겠지요)졸업식장에
가 봤습니다. 으례 그렇듯이 졸업식장은 차분하고 서운하고 간혹 눈물도
보이는 그런 졸업식을 생각하고요......
아침에 나가보니 비가 오다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하더군요.
아니, 이렇게 날씨가 궂고 추운데 졸업식을 어떻게 하지?
혼자 생각하고 학교로 향했지요. 집사람과 어머니 그리고 졸업하는 놈 동생 둘....
학교 입구에는 꽃다발 파는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정작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네요...운동장이 질어서 각 반 교실에서 졸업식을 한답니다.
교실에 올라가 보니 졸업식은 벌써 시작되어 커다란 텔레비젼에서는
교장선생님이 상을 주시고 계셨습니다. 상받는 아이들만 방송실에서
상을 받는다네요. 다른 아이들은 교실에서박수치고 교장선생님 말씀듣고........
참 우리때하고 다르구나 생각했지요. 우리때는 강당에서 재학생, 졸업생,
그리고 학부형 모두 한자리에서 졸업식을 지켜봤는데.......
졸업식이 모두 끝나고 아이들은 하나씩 선생님과 사진찍고 하면서도 마냥 즐겁더군요.
근데 선생님은 아이들 하나마다 안아주고 한마디씩 해 주시네요.
우리 큰아이 차롑니다. 사진 한장 찍고 인사하는 동안 선생님이 우리 아이에게
그럽니다.
"도영이는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네. 선생님은 도영이만 보면 (섭섭해서)눈물이 나는데....."
그런데도 이 놈은 그냥 뻘쭘~~
옆에 있던 제가 그랬습니다.
"이 다음에라도 자주 선생님 찾아 뵙고 또 전화도 드리고 해라.
졸업하면 그 동안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날 때가 있을거야."
마지막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서면서 큰아이가 책을 한권 꺼냈습니다.
선생님께서 몇몇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신 책이라고.
표지를들춰 봤습니다.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선생님은 도영이 때문에 작년 한해가 행복했단다."
'참정이 많은 선생님과 한해를 보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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